


시우는 까르르 웃으며 난간으로 달려갔어요, 발끝이 등등 뜨듯 가벼워서요. 기우뚱한 새 등불을 두 손으로 번쩍 들어, 빛의 바다 속으로 넓게 놓아주었어요. 등불은 잠시 흔들흔들하다가, 이내 다른 별들과 나란히 둥실 떠올랐어요. 밤하늘 가득, 시우와 아빠의 등불이 오래도록 함께 반짝였어요.
세상에 단 한 권. 영원히 간직할 책.
한 권의 Lumora 동화책
시우만을 위해 지은 책
lumora.kids

"아빠, 이제 날려도 돼요?" 시우가 묻자, 저 멀리 종소리가 댕- 하고 지붕과 지붕 사이를 건너왔어요. 그 소리를 신호 삼아 마을 지붕마다 등불이 하나둘 두둥실 떠올랐어요. 노랗고 발간 불빛들이 한꺼번에 솟아올라, 온 하늘이 별보다 촘촘한 등불 강물이 되었어요.


지붕 꼭대기에 올라서니, 지붕과 지붕이 물결처럼 이어지며 온 마을이 한눈에 펼쳐졌어요. 낮은 지붕, 높은 지붕, 굽은 골목까지 달빛 아래 나란히 누워 있었어요. 시우는 아빠 곁에 바짝 붙어 서서, 품에 안은 새 모양 등불의 온기를 가만히 느꼈어요. 종이는 얇았지만 그 안의 촛불은 시우의 뺨을 따뜻하게 데워 주었어요.


한 계단, 두 계단, 시우가 오를 때마다 기우뚱한 새 등불이 살랑살랑 흔들려요. 돌벽 위로 커다란 날개가 펼쳐지고, 접히고, 다시 활짝 펼쳐져요. 시우는 숨을 몰아쉬며 웃었어요, 마치 등불 속 새가 함께 날아오르자고 재촉하는 것처럼요.


시우는 새 모양 등불을 품에 꼭 안고, 돌계단 첫 칸에 발을 올렸어요. 오래된 계단은 차갑고 반들반들했지만, 한 칸 두 칸 오를수록 발끝이 자꾸만 콩닥콩닥 뛰었어요. 저 위로 밤하늘이 지붕 끝에 나란히 닿아 있었고, 시우는 그 하늘을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재촉했어요. 뒤따라오는 아빠의 발소리가 도란도란, 계단을 타고 따뜻하게 울려 퍼졌어요.


시우는 서랍 속 새 등불을 두 손으로 살며시 감싸 안았어요. 풀 자국이 오돌토돌, 날개 끝은 살짝 접히고, 아빠가 만든 등은 조금 기우뚱해요. 품에 안으니 종이 안쪽 작은 촛불이 도란도란 따뜻하게 시우 뺨을 데워 주었어요.


서랍을 스르륵 닫으려는 아빠의 손이 느릿느릿, 밤보다 무거워요. 시우는 그 손을 덥석 잡아요, 반창고 붙은 손가락까지 꼭 감싸고요. "아빠, 미안해요." 시우가 말했어요. "이 등불이 세상에서 제일 따뜻해요."


서랍 속 반창고 자국이 시우의 가슴에 콕콕 박혔어요. 못생겼다던, 기우뚱하다던 그 뾰족한 말들이 도로 귓가에 울렸어요. 아빠 손끝이 아파가며 접은 밤을, 시우는 웃음으로 구겨 버린 거예요. 시우의 눈시울이 조용히, 뜨겁게 젖어 들었어요.


가위질 서툰 밤이 종이 위에 고스란히 남아, 오리다 만 새 날개가 몇 번이고 다시 접혀 있었어요. 반창고 감은 손가락으로 풀칠하고, 또 풀칠하고, 시우 이름 석 자를 꾹꾹 눌러 쓴 그림들이 서랍 안에 도란도란 쌓여 있었어요. 밤새 등불 하나 세우려고, 아빠 손끝은 종이에 베이고 또 베였나 봐요. 시우는 반창고 한 장 한 장을 가만가만 세어 보았어요.


서랍이 스르르 열리는 소리에, 시우는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어요. 잘려 나간 종이 조각들이 소복소복 쌓여 있고, 뜯어 쓴 반창고 껍질이 구석구석 나뒹굴었어요. 그 사이사이, 새 모양 등불을 그리고 또 그린 종이마다 시우, 시우, 시우, 시우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아빠가 만든 등은 조금 기우뚱해요. 아빠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그렇지? 약간 어설프네” 하고 멋쩍게 웃었어요. 웃음 끝이 조금 흔들렸어요. 아빠는 등불을 살며시 감싸 안더니, 서랍 속으로 살그머니 밀어 넣었어요.


새 등불의 목이 오른쪽으로 살짝,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었어요. 시우는 손가락으로 그 목을 콕 찌르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어요. "아빠 등불은 기우뚱하고 못생겼어요!" 엄마 앞에서 제일 예쁜 등불은 자기 것이라고, 시우는 그렇게 소리 내어 웃었어요.


그때 마당 쪽에서 사각사각, 종이 부딪는 소리가 들려와요. 풀 자국이 얼룩덜룩, 날개는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새 한 마리가 어둠 속을 걸어와요. 아빠가 만든 등은 조금 기우뚱해요. 시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낯선 새를 가만히 바라봐요.


빨강 노랑 초록 등불이 골목마다 둥실둥실 걸리는 밤, 시우는 가게에서 산 등불을 높이 들어 올렸어요. 유리처럼 매끈한 등불에서 별빛 같은 것이 반짝반짝 쏟아졌어요. "우리 시우 등불이 제일 곱구나." 엄마가 웃으며 말하자, 시우의 어깨가 으쓱 솟아올랐어요.

시우에게
아빠가 밤새 만든 기우뚱한 등불의 따뜻함을 깨달은 시우가 마을 지붕 위로 등불을 올려 보냅니다.
한 권의 Lumora 동화책
시우만을 위해 지은 책



